유대인들이 세계 여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를 이야기할 때, 종종 세 가지 정신이 언급됩니다. ‘하가’, ‘후쯔파’, 그리고 ‘하브루타’입니다. 이 세 가지에는 중요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말씀을 ‘소리 내어’ 다룬다는 점입니다. 하가는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말씀을 소리 내어 암송하는 태도이고, 후쯔파와 하브루타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말씀을 두고 격렬하게 질문하고 토론하는 문화입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초가 되는 것은 ‘하가’ 정신입니다. 시편 1편 2절에 나오는 ‘묵상’이라는 단어의 히브리어 어원이 바로 ‘하가’입니다. 이 단어의 본래 의미는 단순히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소리를 내다’입니다. 히브리 전통에서는 이것을 말씀을 암송하며 소리 내어 반복하는 것으로 이해합니다. “복 있는 자는 야훼의 율법을 즐거워하여 주야로 묵상하는도다”라는 말씀은, 결국 주야로 말씀을 소리 내어 되새기며 하나님과 교제하라는 뜻입니다.
신명기 6장에서는 말씀을 마음에 새기라고 하셨고, 신명기 28장 1절에서는 그 말씀을 듣고 지켜 행하면 모든 민족 위에 뛰어나게 하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유대인들은 이 약속을 실제 삶 속에서 실천하려 노력했습니다. 정해진 기도 시간뿐 아니라 일상 속에서도 말씀을 소리 내어 암송하며 예배했고, 그 말씀을 지키려 애썼습니다. 물론 그들이 예수님을 메시아로 믿지 않는다는 한계는 분명 존재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실제적 순종의 태도에 대해서는, 하나님께서 말씀대로 역사하신 측면 또한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이것은 신명기 28장 1절의 약속이 단순한 선언이 아니라 실제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임을 보여줍니다. 성경은 창조와 구원의 신비, 곧 하늘의 지혜를 담고 있습니다. 그 말씀을 반복적으로 암송하고 삶 속에서 선포하며 붙들었던 민족이 일정 부분 뛰어난 성취를 경험한 것은 결코 우연만은 아닙니다.
‘후쯔파’는 히브리어로 ‘대담함’ 혹은 ‘뻔뻔할 정도의 당당함’을 의미합니다. 랍비들은 학생들에게 질문할 때 권위에 주눅 들지 말고 집요하게 따지라고 가르칩니다. 때로는 시건방져 보일 만큼 치열하게 질문하고 토론하라는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반항이 아니라, 말씀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한 적극적인 사고 훈련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하가로 깨달은 내용을, 스승과의 토론을 통해 다시 검증하고 다듬는 과정입니다.
‘하브루타’는 짝을 지어 질문하고 토론하며 논쟁하는 공부 방식입니다. 각자가 토라(모세오경)을 ‘하가’하며 얻은 이해를 가지고 서로 설명하고 반박하고 다시 질문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생각은 더 선명해지고 논리는 더 정교해집니다. 단순히 정보를 축적하는 것이 아니라, 사고력이 단련되는 구조입니다.
이때 중요한 개념이 ‘메타인지’입니다. 메타인지는 말하고 행동하는 나를 한 발 떨어져 바라보는 또 다른 인식입니다. 내가 상대에게 설명하면서도, 동시에 ‘나는 이것을 정말 정확히 알고 있는가’라고 점검하는 또 다른 나가 작동하는 것입니다. 설명이 막히는 순간, 스스로의 이해가 아직 완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하브루타는 교만을 드러내고, 동시에 더 깊은 배움을 촉진하는 장치가 됩니다.
말씀을 암송하는 행위도 이와 유사합니다. 입술로 말씀을 선포할 때, 그 말씀을 받아들이기 싫어하는 내 안의 혼적 자아가 반응합니다. 이때 말씀을 말하는 나와, 거부하려는 또 다른 내가 부딪히는 내적 대화가 일어납니다. 말씀을 계속 암송하다 보면, 말씀 자체가 내 생각과 감정을 다루기 시작합니다. 말씀이 내 영을 통해 혼을 점검하고 교정하는 과정이 이루어집니다.
히브리서가 말하듯, 하나님의 말씀은 영과 혼을 가르는 검과 같습니다. 말씀을 소리 내어 반복할 때, 그 말씀은 내 안의 동기와 생각을 드러내고 분별하게 합니다. 그렇게 할 때 점점 영이 혼을 다스리는 구조로 정렬됩니다. 말씀 암송은 단순한 암기 훈련이 아니라, 존재 구조를 재정비하는 영적 훈련입니다.
기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영적 존재입니다. 기도는 영의 호흡입니다. 기도가 감정적 차원이나 생각의 차원에만 머물러서는 깊이가 생기기 어렵습니다. 영의 차원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중 하나의 방식이 말씀을 소리 내어 기도하는 것입니다. 순수하게 말씀을 붙들고 기도할 때, 말씀은 우리의 영을 정렬시키고, 영은 혼과 몸을 다스리게 됩니다.
결국 핵심은 이것입니다. 말씀을 마음속에만 두지 말고 입술로 선포하라는 것입니다. ‘하가’와 ‘후쯔파’, ‘하브루타’의 정신은 모두 말씀을 살아 움직이게 만드는 방식입니다. 말씀을 소리 내어 암송하고, 질문하고, 토론하고, 기도로 선포할 때, 우리의 사고와 영적 구조는 점점 더 하나님 중심으로 재편됩니다. 이것이 진정한 지혜의 출발점입니다.

<유대인 아이들이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해 토라의 말씀을 암송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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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풍훈 2026.02.12 12:45저희가정의 가장 큰 변화는 날마다 하가한다는겁니다.저희부부는 지친몸으로 퇴근하고, 아이들은 학원갔다오면 모두 모이는 시간은 밤10시30분경 됩니다.예전에는 큐티해! 했다면. 지금은 테필린365로 온가족이 하가합니다.이제 시작합니다.고맙습니다 ^^